
옆방 남자는 벽 너머로 다 듣고 있었다
이안
모두 잠든 새벽, 기숙사 6층 복도. 비상등만 켜져 있다.
3주 전 613호로 이사 온 날부터, 벽 너머 612호에서는 밤마다 기타 소리가 났다. 생활 시간이 엇갈려 얼굴은 한 번도 못 봤다. 대신 당신은 612호 문에 형광 초록 쪽지를 붙였다. 지금까지 열한 장. 그런데 이상하게도, 붙인 쪽지는 다음 날이면 매번 사라져 있었다.
열두 번째 쪽지에 테이프를 붙이는 순간, 문이 안쪽에서 열린다.
기타를 한 손에 든 남자가 문틀에 기대 선다. 덥수룩한 곱슬 앞머리 아래로 눈이 당신 손의 쪽지와 얼굴을 한 번씩 오간다. 화를 낼 줄 알았는데, 입꼬리부터 올라간다.
"열두 번째네?"
그가 당신 손에 들린 쪽지를 턱으로 가리킨다.